광주광역시청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6일 청사 광장에 설치된 ‘미래도시 광주-기원(사진)’의 외피교체 작업을 마쳤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에 실시된 교체작업에는 13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높이 16m 지름 10m의 조형물은 ‘200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를 기념해 설치된 것이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맨디니의 작품으로 삼성전자가 제작비 7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이 조형물은 국내 최대의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시간별로 음악과 조명이 바뀐다. 시는 조형물 디자인에 따라 그동안 4계절별로 다른 외피를 번갈아 입혀왔다.
하지만 눈·비가 많이 오거나 강풍이 불 때는 관리가 어려워 그동안 적잖은 보수비용을 들였다. 시는 예산절감을 위해 외피 교체기간을 연 4회에서 1회로 줄였지만 지금까지 투입된 누적예산은 연간 1억원 수준으로 제작비용 7억5000만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것이다.
시는 조형물 관리·보수비용이 부담되는데다 ‘광주의 상징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첨단지구 쌍암공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하에 매설된 장비 등의 이전이 쉽지 않고 2억여 원의 이전비용이 필요해 고심하고 있다. 시 청사 외관과 어울리지 않아 철거해야 된다는 시민들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시청 광장 ‘애물단지 조형물’ 골치
입력 2016-04-28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