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사모’의 이름으로 살아온 크리스천 여성들. 가족과 성도 등으로부터 상처와 스트레스를 수없이 받았지만 속마음을 누구한테 말하지 않고 가슴 속에 꾹꾹 눌렀다. 왜곡된 자아상을 회복하기 위해 일상 탈출한 크리스천 여성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 김향숙)가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 진새골 사랑의집에서 주최한 힐링캠프 ‘러빙유’ 현장. 50여명의 여성들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었다. 짝을 지어 춤을 추는가 하면 8박자에 맞춰 박수치고 소리도 시원하게 질렀다. 30분 넘게 온몸을 사용해 움직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이들이었다. 참석자 35명 가운데 6명이 사모였다. 연령대도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러빙유는 웃음, 동작, 음악, 심리학적 도구 등을 통해 참석자들이 내적치유를 경험하고 비전을 재정립하도록 돕는다. ‘자화상의 회복’ ‘쓴 마음의 치유’ ‘관계건축가’ ‘호르몬으로부터의 회복’ ‘꿈꾸는 여성’으로 이뤄진 다섯 단계는 여성들의 몸과 마음, 영혼의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도록 해준다. 지금까지 1500여명의 여성들이 참여했으며, 치유를 경험한 사모들이 스태프로 나서는 게 러빙유의 특징이다.
한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것은 ‘가족’이기에 이들로 받은 상처는 오래간다. 김향숙 대표는 ‘관계건축가’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남자를 알고 이해한 만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하와에게 아담을 돕는 배필로 역할을 부여해주신 것은 지금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또 “행복한 가정생활은 아내가 남편의 자존감을 세워주고 밥을 맛있게 해주며 건강한 성생활을 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편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행동과 말투를 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남편이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니어도 존중해주면 그럴만한 사람으로 바뀌게 된다”며 “여성에게 ‘사랑탱크’가 필요하듯이 남성에겐 ‘존경탱크’가 채워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남 해남에서 온 유모(41) 사모는 “오늘 강의와 조별 나눔을 하면서 내 상처만 본 것을 깨달았고 남편도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운 내용을 가정과 교회에 적용해보겠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러빙유에 참석한 스태프 장은미(37) 전남 순천 하늘터울림교회 사모는 “이곳에서 자아상을 회복한 뒤 교회와 가정 등에서 생기는 많은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스태프로 여덟 번째 섬긴다는 이지연(45) 수원 화목한교회 사모도 “매번 올 때마다 저 역시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을 느끼며 많이 성장한다”고 전했다.
광주=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하이패밀리 힐링캠프 ‘러빙유’ 10주년 현장
입력 2016-04-28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