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돌아야 돈인데 동그란 동전은 네모난 지폐만큼 잘 돌아다니지 않는다. 한국은행은 5월 한 달간 전 국민에게 집에 있는 동전을 들고 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우체국에 가져다 달라고 28일 부탁했다. 동전을 가져와 지폐로 바꾸거나 계좌에 입금해 달라는 당부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 한 사람당 보관하고 있는 동전이 평균 436개라고 했다. 지폐는 폼 나게 빼서 쓰지만 동전은 좀처럼 내밀지 못하는 한국인 특유의 체면문화가 한몫했다. 화폐를 만드는 한은은 지난해에만 539억원의 비용을 들여 6억2000만개의 동전을 새로 만들었다. 동전 모으기는 올해로 9년째인데, 지금까지 약 22억개를 모았다. 해마다 평균 2억8000만개 정도가 수집됐다. 장롱에서 나와 빛을 본 푼돈들 덕에 한은은 연평균 291억원씩 동전 주조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전체 동전 주조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매년 절약하고 있는 것이다. 금 모으기 대신 동전 모으기, 이른바 ‘범국민 동전 교환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한은은 “특히 편의점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500원 동전과 동네 마트서 필요한 10원 동전을 많이 찾아 달라”고 했다. 은행에 있는 무인 동전입금기나 동전·은행권 교환기를 활용하면 좋다는 조언도 했다. 모금함도 설치해 동전 모금액은 전액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비즈카페] 한은의 읍소 “잠자는 동전 은행에 좀…”
입력 2016-04-28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