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외국인 선수들의 치솟는 몸값과 선수 수급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쿠바 야구선수 트라이아웃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이들을 영입해 2군에서 육성하거나 즉시 전력감인 선수를 영입하는 방안을 동시에 논의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과도한 연봉 상승과 전력 이탈시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연봉은 약 22억원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10억원에서 20억원 사이의 몸값을 받는다.
문제는 외국인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을 때다. 시즌 전에는 선수 재영입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각 구단은 선수 수급에 난항을 겪는다. 원하는 선수가 있어도 이적료 등을 포함하면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에 KBO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영입 및 교체에 연간 드는 비용을 계산해보니 금액이 상상 이상이었다”며 “정착된 현행 제도에서 외국인 선수 숫자를 줄일 순 없지만 몸값을 낮추는데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는 구단별로 외국인 선수 3명을 1군에 보유 중이다. 이 중 2명이 동시에 출전 가능하다. KBO는 2군에 구단별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 영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생각이다. 외국인 선수를 2군에서 1∼2년 정도 육성해 1군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쿠바를 비롯한 중남미권 국가 선수들이 거론되는 이유는 ‘저비용 고효율’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쿠바 선수들은 평균 10만불(약 1억원) 정도의 연봉을 주고 데려올 수 있다. 야구 실력이 출중한 유망주도 많다. 이들을 한국 야구에 적합한 선수로 육성하면 몸값도 줄이고 더 많은 볼거리를 팬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KBO는 쿠바 선수들이 자국 리그보다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고 야구선수로서 성공 의지도 강한 것을 눈여겨봤다.
KBO는 선수협회의 반발을 예상하고 해결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2군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늘어나면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2군의 우리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도 분명 중요한 일이다. 엔트리 확대나 출전 기회 보장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한편으론 2군에서도 외국인 선수와 경쟁하며 실력을 검증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쿠바 야구선수 한국무대서 뛰나
입력 2016-04-28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