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 돕는 일, 성경 가르침 따를 뿐”… 필리핀 근로자 섬기는 성남 열방교회

입력 2016-04-28 19:56 수정 2016-04-28 20:31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된 성도를 심방하는 열방교회 신창규 목사(앞줄 왼쪽). 다음 달 6∼8일 필리핀에서 대규모 가족신앙수련회를 갖는다. 열방교회 제공

“필리핀은 6·25 한국전쟁때 참전해 준 우방국입니다. 이제 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와 이주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이들을 보살피고 도움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경기도 성남시 수진동 상가건물 4층의 열방교회는 임대교회로 필리핀 근로자들이 주로 출석한다. 신창규 담임목사(55)는 “나그네와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이라며 “열방교회는 한국에서 고생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필리핀 이주노동자들과 또 필리핀에 있는 가족들의 이웃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방교회는 8년 전 이주노동자 20여명으로 개척됐다. 신 목사의 헌신적인 돌봄과 헌신에 한국인 성도들도 출석을 시작했다. 필리핀 근로자 숫자가 점점 늘면서 현재 한국인 30여명을 포함해 2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신 목사는 어린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와 한쪽 눈을 쓰지 못하는 장애의 몸을 갖고도 이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여권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일하다 단속되면 강제추방을 당한다. 이때 이들을 찾아 위로해 주고 밀린 월급을 받아 비행기표도 사주고, 쓰던 가재도구를 잘 챙겨 고향에 보내주는 일을 열방교회가 도맡고 있다.

또 국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숨죽여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몸이 아프면 무료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거나 필리핀음식 도시락 나누기, 다문화자녀를 위한 교육지원과 무료급식, 역파송 선교사 양성을 위한 신학교운영, 이주노동자 합동결혼식, 목요찬양예배 등의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열방교회가 다음 달 6∼8일 필리핀 따가이따이 한성비전교회(박승준 목사)에서 한국서 생활하다 돌아간 근로자와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필리핀 형제 등을 모두 초청하는 신앙수련회를 개최한다.

“한국과 인연을 맺었던 노동자 가족들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하자는 취지의 수련회입니다. 그동안 세 차례 필리핀 현지로 가족심방을 다니긴 했는데 이번엔 그 규모를 키운 것입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부모나 자녀가 보내는 선물을 대신 전달하고 영상편지와 의류 등 선물도 한아름 나눌 것입니다.”

이 일을 준비하는 열방교회 송재선(63) 장로는 “수련회 참석자들이 복음을 영접하고 변화돼 각자의 고향에서 전도자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열방신학교 학생들이 고향에 돌아가 교회를 세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필리핀복음화운동이 활발히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련회에는 한국서 일하는 근로자 현지 가족 220여명이 참가신청을 한 상태다. 따라서 한국인 봉사자와 현지서 3일간 사용할 식대와 숙소임대비, 지원교통비 등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신 목사는 “교회가 최선을 다해 준비를 했지만 1000여만원이 부족해 기도하고 있다”며 “필리핀 선교를 위한 이 사역에 많은 분들이 기도로 협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031-722-0335).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