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한의 7차 노동당 대회는 어떻게 치러질까.
일당체제로 운영됐던 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특성상 집권당의 전당대회는 가장 큰 행사로 꼽힌다. 북한 역시 당 대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서 마지막으로 당 대회가 열린 건 1980년 6차 대회로 간격이 무려 36년이나 된다. 행사를 치러본 주민조차 많지 않을 정도로 북한에 당 대회는 ‘까마득한 먼 옛날얘기’다.
□베일에 싸인 7차 당 대회
북한이 처음 당 대회를 연 건 1946년이다. 당 강령과 규약, 지도부 구성을 마친 ‘북조선노동당 창립대회’를 1차 당 대회로 볼 수 있다. 이후 80년까지 34년간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간격으로 총 6차례 당 대회를 열었다.
1, 2차 대회는 북한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데다 비공개로 진행됐던 탓에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 있다. 하지만 55년 3차 당 대회부터 공개로 진행돼 각 행사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는 비교적 상세히 알려져 있다. 특히 3차 때는 구소련과 중국 등 32개국 공산당·노동당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하지만 이번 7차 당 대회는 다시 비밀리에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회주의권이 몰락한 데다 4차 핵실험으로 오랜 우방이었던 중국마저 등을 돌려 외빈 없는 ‘나 홀로 잔치’로 치러질 게 확실시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홀로서기를 하면서 당 대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닫힌 공간 안의 당 대회라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6차까지는 공개된 상태에서 체제를 과시했는데 지금은 준비 상황까지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안에서 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홍용포 통일부 장관은 이를 두고 “무리수”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우상화’ 최종 버전은
북한은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제1비서의 유일 체제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정은 강성대국’ ‘김정은 조선’ ‘김정은 시대’ 같은 우상화 표현들이 북한 매체들에 빈번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 초상화와 유사한 형태인 ‘김정은 태양상’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은 김 제1비서를 ‘하늘의 태양’으로 칭하기도 했다.
지도부 세대교체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과거 북한은 당 대회 마지막 날 관례적으로 지도부 선거를 실시한 바 있다. 우선 선대 김정일 위원장 시절 발탁된 사람들을 자기 사람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위원·후보위원 등 핵심 요직에 젊은 사람들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많다. 다만 북한이 통상적으로 노·장·청년층 조화 인사를 강조한 점에서 과거 인물들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김 제1비서의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의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주장하면서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 시절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지배 기구로서의 노동당 기능을 얼마나 복원할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당 대회는 '절대권력' 강화 수단
북한은 과거 3∼6차 당 대회를 계기로 유일 지도체제를 더욱 강화해 왔다. 특히 56년 3차 당 대회는 소련에서 ‘스탈린 격하운동’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열렸지만 도리어 김일성 주석의 지배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김 주석은 직후 발생한 ‘8월 종파 사건’을 계기로 반대파를 숙청하고 권력을 완전히 거머쥐었다.
70년 5차 당 대회에서는 당의 지도이념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함께 ‘주체사상’이 추가됐다. 3년 전인 67년 주체사상을 유일 사상체계로 채택한 데 이어 당 규약에까지 지배 이데올로기로 올린 것이다. 이후 주체사상은 72년 북한 헌법에도 명문화된다.
10년 뒤 6차 대회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체제가 공식화됐다. 당 지도기관 선거에서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된 것이다. 북한의 공식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이 ‘통일의 최종 형태’로 제시된 것도 이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36년만에 北 7차 노동당 대회, 우방국은 사라지고 단짝 中은 냉담… ‘그들만의 잔치’
입력 2016-04-3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