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강국 현장을 가다]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대표이사, 창조경영의 대표주자… 이란 진출 물꼬 연다

입력 2016-05-01 19:48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개량신약 등 신제품 개발과 신흥국 등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와 ‘창조경영’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창조 경영’을 모토로 새로운 산업구조로 변화를 시도하려는 도전이 한국경제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위해 힘쓰는 분야는 다양하지만 최근 주목받는 분야가 ‘제약 산업’이다.

제약산업은 향후 미래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갈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차세대 동력이라고 외치는 경영인이 있다. 바로 동구바이오제약의 조용준 대표다.

지난달 말 서울 구로구 고척동 동구바이오제약 본사에서 만난 조용준 대표는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다고 하지만 ‘제약산업’만큼은 예외”라며 “개량신약 등 신제품 개발과 신흥국 등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 창조경영 부문에 선정된 그가 생각하는 ‘창조경영’이 무엇인지 물었다. 조 대표는 “결국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창조경영”이라며 “회사가 가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회사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왔다”고 힘줘 말했다.

이 회사의 피부질환 치료제 ‘더모타손 MLE’는 의약품 민감성 피부에 도움이 되는 MLE 성분을 복합해 만든 제품으로,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누르고 처방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970년 동구약품상사로 설립된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비뇨기 분야 의약품에 특화된 기업이다. 2년 전 사명에 ‘바이오’를 붙인 것은 사업 영역을 제약 뿐 아니라 바이오분야까지 확장하려는 조 대표의 의지 때문이었다.

조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강점은 제약산업과 바이오산업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기술력”이라며 “이 둘의 융합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동구바이오제약은 바이오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노바셀테크놀로지를 통한 핵심기술 보유는 물론 지방유래 줄기세포 추출키트인 ‘SmartX’도 자체 제작했다. 조 대표는 “SmartX는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특허 등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완료했으며 지방 분리용 의료기기 중에는 처음으로 유럽 CE인증도 획득했다”며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아 일본,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경쟁하는 선진국 시장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830억원을 달성했다. 조 대표는 “NH투자증권과 IPO(기업공개) 주관사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을 목표로 관련 업무를 추진 중이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 내수 시장 한계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쟁이 심한 제약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 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R&D) 투자로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공감에서다. 조 대표는 “한국 의약품 시장은 20조원이지만,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은 1200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대하면 수 천 조에 달한다”며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동구바이오제약은 중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페루·멕시코 등 신흥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인도네시아와 합작사 설립도 계획 중이다. 조 대표는 “신흥국들이 점차 성장하며 국민 소득이 1만 달러에 가까워질수록 의료, 의약품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없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우수한 우리나라 제네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 수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요즘은 ‘신약 개발’의 중요성만 강조되고 국내 제약산업의 제네릭 생산 기술의 우수성은 평가절하가 되는 분위기가 있다”며 “세계 최대 제네릭 업체인 테바가 전 세계 제네릭 회사들을 인수하는 상황에서 한국 제약사들이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하며, 이를 잘 활용해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조 대표는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제약협동조합은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 제약사 87곳이 서로 협력해 의약품 제조업 발전과 조합원 간 복리증진, 협동사업을 담당한다. 중소제약사들은 협동화사업을 통해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우리 조합은 서로 경쟁하기보다 협력해서 자신의 핵심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곳”이라며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 제약업체들은 공동 협력이 중요하다. 회사간 시너지 확보를 위해 공동 구매, 공동 생산, 공동 품질관리, 공동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동 R&D 추진을 위해 대구첨단복지단지와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개량신약과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3일까지 박 대통령 이란 방문에는 보건의료분야 26개사 등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도 함께한다. 조 대표는 “사우디가 인구 3000만명이라면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대규모 시장이다. 이란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도 높다”며 “이번 방문으로 정부가 국내 제약사들의 이란 진출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윤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