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1930년대 상하이를 주름잡던 한류스타

입력 2016-04-28 19:34 수정 2016-04-28 21:15

송중기와 김수현에 앞서 중국 대륙을 뒤흔든 한류스타가 있었다. 1930년대 동서양 문화 교류의 중심지였던 중국 상하이를 빛낸 김염(본명 김덕린)이 그 주인공이다. 김염은 우리나라 최초의 양의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김필순의 아들로 태어났다. 1922년 아버지가 일본인 첩자에게 독살되자 그는 독립운동가인 고모부(김규식)가 활동하던 상하이로 건너가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다.

1920∼30년대의 상하이는 중국의 새로운 사회·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미술·음악·연극·문학·영화 등 신흥예술의 중심이었다. 김염은 훗날 두 번째 부인이 된 영화배우 친이를 만나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유명해진 그는 항일영화에 출연하며 조선인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드상하이의 산증인 션지의 증언과 기록을 통해 김염의 파란만장한 영화인생을 들려준다.

만인과 조국을 위해 몸을 던졌던 쑨원, 25세에 세상을 져버려야만 했던 중국 영화의 전설 롼링위,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중국 마피아의 두목이 된 두웨이성, 평생 도전하고 고민하며 극복하기를 반복했던 하퉁 같은 모험가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저자는 김염의 외손녀다. 20년 전 어느 날 우연히 어머니의 오래된 앨범에서 작은 외할아버지의 사진을 보고 행적을 찾아 나섰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