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RV가 가른 현대차-기아차 성적표

입력 2016-04-27 18:34

현대자동차그룹 내 형제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차는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기아차는 2013년 4분기 이후 최대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레저용 차량(RV) 바람이 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 실적을 연결기준 매출액 2조6494억원, 영업이익 6336억원, 당기순이익 9446억원으로 집계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8% 증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RV 판매비중이 확대됐고, 원·달러 환율 상승과 신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RV가 인기를 끌면서 기아차의 전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4%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RV가 판매 실적을 견인한 미국과 유럽에서도 각각 판매량이 3.7%, 15.1% 증가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 외에 카니발, 카렌스, 쏘울까지 풍부한 RV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소형 SUV 니로도 출시했다.

반면 현대차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공장 가동률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어든 1조34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해 1분기에 기록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현대차는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 정도가 주력 RV 차종이고 대부분 세단 위주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도 실적 개선을 위해 RV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