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선’ 다시 세울 막중 임무… 다자구도 속 세대결 촉각

입력 2016-04-27 18:15 수정 2016-04-28 01:19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새누리당 조원진, 국민의당 유성엽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3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본격화하고 있다. 4선 중진 의원들이 맞붙은 경선 레이스는 계파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며 초반부터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사 간담회와 당 당선인 워크숍이 지도 체제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계파 갈등만 부각한 채 마무리되면서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다음 달 3일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첫 여당 원내사령탑으로 ‘난파선’ 상태인 새누리당을 추슬러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지도부가 와해된 상태여서 이번 원내대표는 당선과 동시에 당대표 권한대행도 위임받는다. 당의 개혁과 쇄신 방향을 정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책무도 있다. 경륜과 리더십, 대야 협상력, 당청관계 조율, 개혁성 등 여러 능력이 고려 요소다.

총선 참패 이후 잠잠했던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친박계에서는 유기준 홍문종 의원이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내에서 친박 중진들의 ‘2선 퇴진’ 요구가 나오고, 표 분산 우려도 제기되면서 유 당선인은 원내대표로, 홍 당선인은 당대표 후보로 27일 교통정리를 이뤄냈다. 계파색이 강한 게 단점으로 꼽혔지만 둘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당청 관계가 파열음이 나서는 안 된다”는 반론을 내세웠다. 전날 박 대통령의 언론사 간담회 발언이 시발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의원 측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2년이나 남은 만큼 정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친박계 내부에선 “중론이 모아진 건 아니다. 자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둘의 출마가 계파 차원의 움직임은 아직 아니라는 뜻이다.

중립파 후보군으로는 김재경 나경원 정진석 당선인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비박(비박근혜)계로도 분류되지만 대체적으로 계파색이 옅어 총선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계파 대결구도에 대한 부담도 적다. 나 당선인은 수도권 4선과 ‘쇄신’ 이미지로 이른바 쇄신파 비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당선인은 충청 출신으로 친박·비박 모두와 원만한 관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후보군은 많지만 공식 출마선언은 지지부진하다. 총선 참패 책임론 공방이 계속되면서 원내대표 경선 역시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를 여지가 커져 모두 ‘눈치 보기’에 나선 셈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특히 러닝메이트로 함께 뛸 정책위의장 선정에도 고심하고 있다. 득표 시너지 효과를 올리기 위해 지역과 계파를 서로 달리하는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친박계와 비박계가 짝을 이뤄 호흡을 맞추는 식이다. 현재 3선 당선인 그룹 중 권성동 김광림 김용태 김세연 이명수 이진복 이철우 이학재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상임위원장 몫이 줄어들면서 정책위의장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등록 기한은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당은 3일 당선인 총회를 열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