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고 열정도 늙는 것은 아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동네 가수들과 함께 즐기고, 리얼리티 예능에도 출연한다. 이따금 지하철에서도 목격된다. 이 낯익은 얼굴은 방송인 송해다. 올해 우리 나이로 구순을 맞은 송해가 독특한 악극 콘서트를 연다.
송해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백세 인생 송해와 함께 효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이 생일인데 결혼식을 올린 지 얼마 안 돼 그런지 아내가 잊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 놨다. 부부가 만나서 서로 걱정하는 가운데 인생의 맛이 있는 것 같다. 맛있게 먹었다”고 말했다. 송해는 최근 KBS ‘나를 돌아봐’에 출연하면서 63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송해의 ‘효 콘서트’는 다음 달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효(孝)를 주제로 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가요와 마당놀이가 만났다. 심청전을 각색한 악극콘서트 ‘송 봉사 서울 가는 길’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해는 “각박해지는 세상에 어떻게 하면 효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떠올린 작품이 심청전이었다. 국악도 대중가요의 한 부분이기에 새롭게 접목해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콘서트의 연출을 맡은 오경석 작가는 “송 선생님이 코미디, 드라마, 예능 다 해보셨는데 마당놀이는 처음이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마당놀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국악에 대한 조예가 깊으셔서 가요와 마당놀이의 만남을 만들어봤다”고 밝혔다. 오 작가는 송해와 함께 KBS ‘전국노래자랑’을 오랫동안 함께해 왔다.
1927년생인 송해는 55년 악극단 ‘창공’ 단원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60년 동안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송해는 최근 ‘나를 돌아봐’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프로농구 올스타전 시구를 하기도 했다.
‘전국노래자랑’은 무려 31년째 진행을 맡아오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이 폐지 위기에 놓였던 88년도에 오 작가가 “한 회만 녹화하자”고 설득해 시작했던 게 이렇게 오래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 사회를 본 방송인 이상벽은 “송해 선생님은 ‘전국노래자랑’ 녹화 하루 전날 그 지역에 가셔서 참가자들을 파악하신다. 묵상을 한 뒤 매번 진지한 자세로 녹화에 참여하신다”고 전했다.
‘백세 인생’의 가수 이애란도 이번 공연에 출연한다. 이애란은 간담회에서 “‘백세 인생’이 잘 알려지기 전부터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에서 부르셨다. 개인적으로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해 외에도 이상벽, 이애란, 오경석, 국악인 박애리, 남상일 등이 참석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송해 “아내가 잊지 않고 미역국 끓였더라”
입력 2016-04-27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