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송도 상륙작전’… 유입인구 급증하는데 쇼핑 인프라는 미비

입력 2016-04-28 04:01
공식 오픈을 이틀 앞두고 27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이 문을 열었다. 쇼핑과 식사, 여가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작은 사진은 조감도. 현대백화점 제공

기업체·대학 등의 이전으로 유입인구가 급증하는 인천 송도 상권을 잡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집결하고 있다. 먼저 출점에 나선 현대백화점은 ‘도심형 아울렛’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백화점은 정식 오픈을 이틀 앞둔 27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선공개(프리오픈)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연면적 13만9133㎡, 영업면적 4만9613㎡ 규모, 300개 브랜드가 입점해 서부 상권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페라가모와 보테가베네타, 코치 등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아울렛 최초로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 아크리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날 아울렛을 찾은 고객들은 유모차를 끈 젊은 주부와 점심시간을 맞아 구경하러 온 인근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아울렛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 30, 40대인 만큼 이들이 필요로 하는 쇼핑 요소를 고민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쇼핑 체험공간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도심 속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아울렛 최초로 지하철역(인천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이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다른 아울렛과는 다르게 식품관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지하 1층에는 ‘프리미엄 마켓’이 6600㎡ 규모로 들어섰다. 야채·청과 등 고급 식재료와 와인·디저트 등 유명 맛집을 한곳에서 선보인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송도점의 매장 인테리어부터 고객 편의시설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등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대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송도 지역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송도점이 이미 영업 중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마트 옆에 대형 복합쇼핑몰인 ‘롯데몰’을 2018년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 역시 백화점과 대형마트, 문화 공간 등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2019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올해 복합쇼핑몰 착공에 들어갔다. 이 밖에도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도 부지 건축 허가를 받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송도가 새로운 유통 격전지로 급부상한 이유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인구유입 도시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송도로 이전했고 연세대 등 대학 글로벌 캠퍼스가 송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송도 인구는 10만명을 넘어섰고 2022년에는 26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걸맞은 쇼핑 인프라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유통업체로서는 송도 상권을 키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송도가 공항과 항만이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과는 20㎞ 거리로 인천대교를 통해 30분 내에 오갈 수 있다. 크루즈선이 입항하는 국제여객터미널과는 불과 5㎞ 거리다. 송도 거주민 수요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용이하다. 7개 고속도로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경기도 부천·시흥·광명·안산·군포 등 인근 지역까지 광역 상권이 형성될 수도 있다.

송도=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