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규모 7.8의 강진이 덮친 에콰도르에서 한 구조탐지견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매몰된 사람 7명을 구하고 자신은 끝내 탈진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B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인공은 에콰도르 북부에 위치한 이바라 소방서에 소속된 ‘다이코(Dayko)’로 올해 네 살 된 흰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種)이다.
이 소방서에서 3년6개월간 구조탐지견으로 활동해온 다이코는 지난 16일 밤 지진이 발생하자 소방대원들과 함께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이바라 수색을 마친 뒤 다이코는 에콰도르에서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서부의 페데르날레스시까지 파견됐다. 이곳에서 다이코는 몇 날 며칠 동안 폐허가 된 도시를 돌며 무너진 건물에 매몰된 주민 7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무리한 탓이었을까. 다이코는 지진 발생 엿새 뒤인 지난 22일 구조활동을 마치고 쓰러졌다. 그리고 끝내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사인은 관상동맥 심근경색 및 급성 호흡부전이었다. 소방서 측에 따르면 다이코는 구조작업 도중 여러 차례 열사병 증세를 보였다. 소방관과 수의사들이 여러 차례 소생술을 시도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이바라 소방서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페데르날레스에서 맹활약했던 다이코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네 발 달린 이 친구는 우리의 친구이며, 구조견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졌다”고 애도의 글을 남겼다.
네티즌들도 “다이코야말로 진짜 영웅이다”, “다이코는 ‘개가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이란 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존재였다”며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 16일 발생한 강진 이후 700여 차례 여진이 이어진 에콰도르에서는 최소 655명이 숨지고 1만2000여명이 부상했다. 멕시코와 스페인 페루 쿠바 스위스 미국 등에서 수백 명의 구호전문 인력이 구호 작업을 돕고 있지만 여전히 58명이 실종 상태이며, 2만5000여명이 집을 잃고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지진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만 26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구호 식량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에콰도르 강진 매몰자 7명 구하고 떠난 구조견
입력 2016-04-27 20:28 수정 2016-04-27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