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할 경우 강력한 압박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한·미·일이 경고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대북 원유 공급 차단에는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중국 전문가의 관측이 나왔다. 이 전문가는 북한 핵 위협을 ‘종이호랑이’에 비유하면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남중국해연구센터 소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6’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북 제재로) 북한 주민의 민생이 타격을 입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원유 공급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물론 제재 국면 하에서 북·중 관계는 과거와 다를 것”이라면서 “그 영향으로 원유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 소장은 북한의 대남 핵위협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래식 무기로도 북한은 남한에 뒤떨어져 있고 또 남한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북한은 남한이 두려워할 만한 라이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 협박을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북핵은) 실질적 위협이긴 하나 종이호랑이라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 소장은 “지금은 한·중이 북한의 핵 야욕에 맞서 단합할 시기”라면서 “안보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그에 따른 부정적인 지정학적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엔 중국이란 지원자가 있다. 중국이 북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이상 북한을 설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이) 상당한 압박을 북한에 가하지 않는다면 핵을 포기할 만큼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미 정부의 추가적인 대북 압박 조치와 관련, “경화(硬貨) 차단 등 북한의 핵개발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낼 조치가 있으리라 본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하면 미국은 더 큰 압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클린턴 후보만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루려고 하는 게 많은 사람도 없다”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할이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中, 북한 원유 공급 지속할 것”
입력 2016-04-26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