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北 日요리사 후지모토 “北, 美 생트집 화나 미사일 발사한 것”

입력 2016-04-26 21:32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68·사진)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자신에게 “전쟁할 생각은 없으며 미국의 생트집에 화가 나서 도발행위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26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지내면서 김정은과도 친분이 깊은 후지모토는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일본에 돌아와 25일 취재에 응했다.

후지모토는 방북 기간 만난 김정은이 자신에게 “전쟁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외교를 맡은 사람들이 미국에 접근하면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히고 있다. (그래서) 울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생트집에 대해 후지모토가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미국 측의 제재나 위협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주 유엔에서 핵실험과 관련,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 것뿐”이라며 “미국의 무리한 핵전쟁 연습으로 조선반도에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양에 도착한 12일 저녁 시내 연회시설에서 김정은을 면담했으며 김여정과 측근인 최룡해가 동석한 가운데 3시간에 걸쳐 식사까지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포도주로 건배한 후 김정은은 먼저 “일본이 지금 우리나라(북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고 질문해 후지모토가 “최악이다”고 답하자 “그러냐”면서 고개를 끄떡였다고 한다.

후지모토는 김정은이 자신과 대화하는 동안 일본인 납치문제에 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후지모토는 “숙소인 고려호텔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김 제1비서가 손수 벤츠를 몰고 와 크게 놀랐다”며 “‘언제라도 (북한에) 와도 좋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얘기하라’고 말했다. 내게 일본 정부와의 교량역을 맡아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