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위안부 합의 이행 속도 빨라야”

입력 2016-04-26 21:25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위안부 합의’를 빠르게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정부의 위안부 합의 자체가 무효라며 재협상을 추진해 온 기존 당론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뱃쇼 대사를 만나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지만 이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 이행 속도가 빨라야 한다”고 했다.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말 위안부 재협상 촉구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소녀상 철거를 해야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것은 국민감정을 매우 상하게 한다”며 “국민감정을 잘 이해하고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표가 당론과 달리 위안부 합의를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1절에도 “(위안부 문제는) 국가 간 협상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현재로선 고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재협상이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뱃쇼 대사는 김 대표 발언에 “일본은 한국 국민의 국민감정을 이해하고 한국도 일본 국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조속한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민주 김재경 대변인은 “위안부 합의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우리당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김 대표가 소녀상 철거를 얘기하는 일본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위안부 문제가 진전될 수 없다는 걸 강조한 것이지 당론을 뒤집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