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증권업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양호하고 증권사들의 주가 반등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정책 여건이 좋아진 것이 분위기를 개선시키고 있다. 정부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그중 하나다.
ISA는 중장기적으로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상품이다. 지난달 14일 출시된 후 6주 만에 가입자가 160만명을 넘었다. 업권별 가입자 수는 은행이 147만2314명(90.2%)으로 증권사(15만8472명)보다 훨씬 많지만 가입금액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누적 가입금액은 은행이 7359억원(63.8%), 증권사가 4171억원(36.1%)으로 가입자 수에 비해 차이가 적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263만원으로 은행(50만원)의 5배가 넘는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담아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는 ISA는 가입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과 비중을 정하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일임형은 지난 18일부터 온라인 가입이 허용돼 지점 방문 없이도 각 사의 비대면 계좌개설 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ISA 대전’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고객의 위험성향뿐 아니라 투자성향도 고려한 ‘QV ISA 포트폴리오’를 일임형에 적용하고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NH투자증권은 2년 전부터 개인투자자들도 기관처럼 투자할 수 있도록 위험관리에 중점을 둔 모델포트폴리오(MP)를 기획했다.
미래에셋대우는 6월 말까지 신탁형 ISA에 가입하면 수수료가 무료다. 또 미래에셋대우의 신탁형 상품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상장지수펀드(ETF)의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며 ETF 매매 수수료도 없다.
삼성증권은 일임형을 고위험과 중위험 유형으로 나눠 각각에 대해 국내주식형·채권형 및 해외주식형·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배분을 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설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적의 자산배분 솔루션과 다양한 금융상품 라인업을 ISA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글로벌 배당’ ‘대체투자’ ‘헬스케어’ 등 장기적 성장 전망이 우수한 테마군을 선정하고 테마별로 펀드를 추천한다.
한국투자증권의 일임형인 ‘한국투자ISA랩’은 정기적인 성과 평가를 통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재조정)을 실시하고 분기 단위로 고객별 맞춤 운용보고서를 제공하며, 세금 컨설팅 등 자산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ISA랩도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에서 사후관리까지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위험도별 수수료 체계를 도입해 비용구조를 단순화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의 ISA랩은 동일자산군 50% 이하, 동일종목 30% 이하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해 체계적인 위험관리가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의 신탁형 상품은 절세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입 초기 특판 ELB(주가연계결합사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고배당주, 미국 배당우선주 등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신탁형 라인업에 올려놨다. 또 ISA 전용으로 출시되는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안정성을 높였다. 유안타증권은 동종유형 내 최상위권 펀드로 일임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분기별 1회 이상 리밸런싱을 통해 장기 성과 제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수수료 무료” “안성맞춤 포트폴리오” 만능통장 熱戰
입력 2016-04-26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