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성장동력 기업 고객 잡아라”… 이통사들, B2B시장 선점 총력전

입력 2016-04-26 19:27
KT 마케팅부문장 강국현 전무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기업 전용 LTE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기업 전용 LTE’ 서비스를 도입하고 무선통신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 새로운 모바일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포화 상태인 통신 시장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동통신 3사 모두 ‘체질 개선’을 내세우며 B2B 관련 상품을 앞 다퉈 내놓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KT는 26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전용 LTE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KT가 구축해 놓은 LTE 전국망을 기반으로 기업 전용 게이트웨이를 통해 일반 무선 인터넷망과 완벽히 분리된 환경에서 기업 내부망에 접속하는 방식이다. 상용 LTE 네트워크를 쓰기 때문에 와이파이 등 기존 네트워크보다 최대 50배가량 빠르고,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사무실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서비스에 가입한 회사의 임직원은 기업 전용 LTE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은 뒤 온(ON) 버튼을 눌러 사내망에 접속 가능한 ‘업무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업무 모드에선 인터넷, 녹음기, 카메라 등 사내망에서 인정하지 않은 앱은 쓸 수 없다. 기업은 최소 300GB에서 최대 50TB의 데이터를 살 수 있고, 직원이 업무용으로 쓴 데이터는 여기에서 차감된다. KT는 일반 요금에 비해 최대 88% 할인된 가격으로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KT 마케팅부문장 강국현 전무는 “지난해 9월부터 포스코를 대상으로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해 성과를 봤다”며 “가입 기업과 임직원 간의 결합상품 출시로 통신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2018년까지 물류, 유통, 영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전용 LTE 서비스 사용 기업을 1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기업 LTE를 쓰려면 모든 사원이 KT 가입자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장에서 즉각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T를 제외한 다른 이동통신사도 B2B 서비스 도입에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부산 한진해운신항만의 터미널 운영 시스템에 ‘LTE 기업 전용망’을 도입했다. KT와 비슷하게 일반 LTE망과 기업 내부망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사무실의 유선전화·PC·휴대전화 등을 하나로 이어주는 B2B 전용 솔루션 ‘Biz 스카이프’를 이용하면 엑셀로 작성한 고객의 전화번호를 클릭해 바로 통화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기업이 데이터를 다량 구매한 뒤 임직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비즈 데이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중소기업을 겨냥해 출시된 PC와 모바일을 연동,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업무를 이용할 수 있는 ‘T biz 그룹웨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 정체에 따라 업계 내부에서 B2B 서비스를 싸게 제공하는 조건으로 가입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어 경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