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지진 피해자 돕는 1등의 ‘착한 빵’

입력 2016-04-26 18:01

70년 전통의 일본 제빵업계 최대 법인 야마자키제빵이 구마모토 지진 피해를 겪은 피난민에게 빵을 나누어주면서 ‘착한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가 26일 보도했다. 야마자키제빵의 구마모토현 우키시 공장도 지난 14일부터 발생한 연속 강진으로 천장과 벽이 무너졌지만 17일부터 정상운영을 시작하면서 피난민을 위한 긴급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

야마자키제빵의 저력은 1995년 1월 한신 대지진과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빛을 발했다. 한신 대지진 당시에는 공장 가동을 최대로 늘려 크림빵 270만개를 피해 지역에 보냈다. 동일본 대지진 때는 센다이지역 공장이 피해를 봤지만 재빠르게 복구한 뒤 한 달 동안 빵 864만개, 주먹밥 244만개, 과자 46만개를 비상식량으로 제공했다.

야마자키제빵의 행보는 과거 회사가 겪은 쓰린 경험과 관련이 있다. 1973년 도쿄 무사시노공장에 불이 나 생산라인이 전소됐을 때 야마자키제빵은 주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뒤 3일 만에 주문받은 빵을 공급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이후 “시련과 어려움이 있어도 약속된 물량을 지킨다”는 생각이 뿌리내렸고 위기 상황에도 적극 대비하게 됐다.

2014년 2월에는 수도권 고신지역 폭설로 납품시간을 맞추지 못한 야마자키제빵 배달 트럭이 고속도로 휴게소서 빵과 만두를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이 한 트위터 이용자를 통해 알려져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본사가 “납품 시간이 넘어 폐기될 수밖에 없다”며 배달사원에게 자율권을 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누고 베푸는 기업 이미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일본 내 업계점유율 40%를 웃도는 야마자키제빵은 식빵, 크림빵이 인기를 끌면서 북쪽 삿포로부터 남쪽 구마모토까지 직영공장 25개를 운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1등 기업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과 무슨 일이 있어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제공한다는 뚝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등 계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