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처칠 흉상 의혹’ 7년여 만에 직접 해명

입력 2016-04-26 20:2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0년 7월 20일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개인 집무실에 보관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을 보여주고 있다. 백악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내 제기된 ‘처칠 흉상 의혹’을 7년여 만에 직접 해명했다.

문제가 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토니 블레어 당시 총리로부터 빌려왔다. 그런데 이 흉상은 2009년 오바마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당시 오바마가 직접 영국대사관에 돌려줬다는 소문이 돌았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이 조치를 처칠이 상징하는 보수적 가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오바마의 제스처로 해석했다.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백악관 인사들의 해명도 엇갈려 의혹은 더 깊어졌다.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지난 22일 오바마의 영국 방문에 맞춰 이 문제를 꺼내 들었다. 존슨은 일간 더선에 낸 기고문에서 “(처칠 흉상을 없앤 건) 오바마가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인의 자손이어서 생긴 반감 때문”이라고 적었다. 오바마는 기자회견장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직접 해명했다. 그는 “첫 흑인 대통령인 나를 상징하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흉상이 공식 집무실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처칠 흉상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 보관실에 있던 다른 처칠 흉상을 2층 개인 집무실에 놓았다”며 “처칠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