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새누리당 총선 공천 도중 새누리당에서 불거진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갈등, 이른바 진박(진짜 박근혜계) 마케팅 논란에 대해 “제가 친박을 만든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친박이라는 말 자체가 선거 마케팅으로 자신들이 그냥 만든 것이다. 친박, 탈박, 짤박이라고 했다가 별별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자가 들어간 자체가 다 자신의 정치를 위한 선거 마케팅”이라며 “그걸 가지고 없애라 마라 그런다고 될 일도 아니다. 앞으로 정치인들이 마케팅보다는 신뢰를 지키면서 신념의 정치를 해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예를 들면 19대 국회 때 전혀 협조를 안 해 주고 계속 반대 목소리만 낸 사람도 대통령 사진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면서 다녔다”고 했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했던 배경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자기 정치’를 한다고 대통령을 더 힘들게 만들고 도와주지 않는 많은 사람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비애와 허탈감을 전반적으로 얘기했던 것이다. 비애를 많이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되고 나서 그 길을 간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합니까. 자기 자유”라고도 했다. 유 의원 복당 관련 질문에는 “새누리당이 앞으로 안정되고 지도체제가 안착되면 그때 협의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간담회에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금기시돼 온 공직자 골프에 대해선 “공직사회에서도 앞으로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 ‘(공직자가) 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어요’라는 발언이 골프금지령으로 해석된 데 대해선 “그런 함의를 담고 있다고 해석될 줄 상상도 못했다.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며 “앞으로 내가 말조심을 더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내수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에 한·일 위안부 합의 지지 집회를 열도록 지시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그렇게 분명히 보고를 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적합한 차기 대선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웃으며 “구체적으로 제가 절대로 얘기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하신 것이니까”라며 “사심 없이 오로지 국가, 국민이 잘되는 것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를 누구나 바라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 박현동 편집국장 등 45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는 질의응답이 계속되면서 예정보다 40분 길어진 2시간10분간 쉼 없이 진행됐다. 하늘색 재킷에 감색 바지정장을 입은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일일이 모든 국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청와대 참모진도 대통령의 ‘소통 행보’를 보좌했다. 식사 메뉴는 중식, 건배는 포도주스로 했다.
남혁상 강준구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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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26 17:34 수정 2016-04-26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