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부양책 약발이 떨어지면서 민간소비가 급감한 탓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해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올해 3%대 성장은 물 건너갈 공산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26일 ‘1분기 실질 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올 1분기 GDP가 전 분기보다 0.4%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0%대 성장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2분기(0.4%)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1.4%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0.3%로 곤두박질쳤다. 정부가 지난해 3분기에 소비진작책으로 내세웠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지난해 말로 끝나면서 연초 자동차 등의 소비가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월 3일 개소세 인하기간을 6월까지 연장하겠다고 했지만 1월 판매분이 줄어든 게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5.9%)와 수출(-1.7%), 수입(-3.5%) 증가율도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3.1%는 사실상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글로벌 구조 변화로 올해 국내 수출은 역성장을 피하기 어렵고, 내수 경기도 성장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분기 기준으로 1% 미만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낮췄다.
1분기 GDP 성장률이 낮게 나오면서 다음 달 13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수단이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구조개혁과 병행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구조조정 성과와 함께 정부의 재정 투입이 구체화돼야 기준금리 인하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소비절벽에 갇혀… 1분기 성장률 0.4% 그쳐
입력 2016-04-26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