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에 중독됐다.”
사우디 왕위계승 서열 2위이자 ‘실세 왕자’로 통하는 모하메드 빈 살만(사진) 부왕세자가 25일(현지시간)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비전 2030은 사우디의 향후 15년 경제개혁 청사진이다. 재정 수입의 80% 이상을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비석유 부문 위주로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싼 원유가 장기화되는 데 따른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지분 5% 미만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가치를 2조∼2조500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사우디는 아람코 지분매각 자금과 국유지·건물 등 국영 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수입으로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규모를 2조 달러(약 2300조원)로 키우기로 했다.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 부문은 광업이다. 사우디는 광산개발에서 일자리 9만여개를 만들고 매년 70억 리얄(약 2조1400억원) 상당의 이윤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부왕세자는 “금 은 구리 우라늄 인산염 이산화규소 같은 광물이 묻혀있지만 3∼5%밖에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자 체계도 대폭 손질해 무슬림과 해외근로자가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리는 방안도 마련한다.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무기 비율을 현재 2%에서 50%까지 늘리는 등 군수산업도 키울 계획이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사우디 경제는 석유 중독”… 원유값 하락에 경기 침체
입력 2016-04-26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