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혜훈 당선인 “민심은 ‘바꿔라’는 메시지 던졌으나 대통령·당 바뀌지 않아 위험한 상황”

입력 2016-04-26 21:37

새누리당 이혜훈(51·서울 서초갑·사진) 당선인 앞에 붙은 수식어는 다양하다. ‘경제통’ ‘원박(원조 친박)’ ‘짤박(짤린 친박)’ ‘유승민 측근’ 등. 치열했던 공천 경선과 거센 정권심판론을 이겨내며 3선 고지를 밟은 그의 일성은 “살기 위해서 바꿔야 한다”였다.

이 당선인은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13총선을 통해 민심은 ‘바꿔라’는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대통령과 당은 바뀌지 않고 있으니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며 “위험한 상황이고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은 국정운영과 당과 국회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당선인은 “당과 국회는 청와대의 지시를 따르는 보좌관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의 얘기를 듣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권력을 (야당 등과) 분점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이 안 될 뿐 아니라 남은 임기 국정운영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금은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때라며 “‘탄핵사태’ 당시에 버금가는 심판을 받은 만큼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대통령은 (인사를 통해) 정부와 청와대를 바꿔야 하며, 당에 대해서는 일절 손을 떼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또 여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들을 향해선 “좌장들이 직접 ‘자숙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사실상 2선 후퇴를 요구했다.

새 원내대표는 합의추대 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표 대결을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할 경우 (다수인) 친박계 원내대표가 탄생하게 되고 이는 ‘국민들과 한번 해보자’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원장은 청와대와 계파에 휘둘리지 않을 소신과 강단이 있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를 추천했다.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들의 복당과 관련해선 “계파갈등 때문에 국민들의 회초리를 맞았는데 선별 복당할 경우 계파 분쟁으로 다시 보일 수 있는 씨앗을 심는 것”이라며 일괄 복당을 주장했다.

이 당선인은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정부와 국회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야당이 적당히 협조하는 시늉만 내면서 실업대책을 방패막이 삼아 딴죽을 걸면 안 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확실히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채권단이 시장 원리에 따라 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바람직하며 정부는 실업대책 등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 마련에 치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