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차기 감독회장과 연회 감독들을 뽑기 위한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선관위원들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통해 선거 풍토를 바꾸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교단 안팎에선 감독회장 선거가 또다시 혼탁하게 치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교단 원로들은 공명선거를 주문했고 일부 목회자들은 ‘암행 감시단’을 조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거일 잠정 확정…선관위 “최선 다할 것”=기감 선관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감 본부에서 첫 전체회의를 갖고 선거 일정이 담긴 ‘선거 로드맵’ 초안을 발표했다. 교단 최고 지도자인 임기 4년의 감독회장, 연회 책임자인 임기 2년의 감독들을 선출하는 선거다.
전체회의에서 전용재 감독회장은 “선거가 잘 돼야 감리회가 똑바로 설 수 있다”면서 “공정하고 바른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선관위원들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선관위는 6월 20일까지 선거인 명부 작성을 마치고 9월 7∼8일 후보자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선거일은 9월 27일이며, 취임식은 10월 27∼28일 개최되는 총회에서 열린다.
선관위원장에는 문성대(충북 단양 매포교회) 목사가 선임됐다. 문 목사는 “선관위원장으로서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선거가 잘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 홍보분과위원장을 맡은 홍성천(강원 강릉소망교회) 목사도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다음 달 16일 다시 전체회의를 갖고 선거 일정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선거 문화, 이번엔 달라야”=기감은 2008년과 2013년 감독회장 선거가 연거푸 혼탁하게 치러지면서 소송전이 난무하는 등 심한 내홍을 겪었다. 감리교단 원로들은 구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선거 풍토가 확연히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2∼2013년 임시감독회장을 역임한 김기택 감독은 “과거처럼 ‘돈 선거’ 논란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면 감리교단은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며 “선거권자와 피선거권자가 양심에 기초해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2∼2004년 감독회장이었던 김진호 감독 역시 “선거가 엉망으로 치러져 교단이 심한 후유증을 또다시 겪을 경우 감리교단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일부 목회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를 감시하는 이른바 ‘암행감시단’을 조직할 계획이다. 개혁 성향 목회자 모임인 ‘바른감독선거협의회’는 이르면 다음 달 6일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협의회 일원인 지학수(인천 부평 임마누엘교회) 목사는 “암행감시단 활동을 통해 금권선거 정황이 포착되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감리교단 선거 이번엔?… 목회자들 ‘암행 감시단’ 조직
입력 2016-04-26 18:45 수정 2016-04-26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