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결혼이민자·귀화자는 과거보다 덜 차별받는다고 느끼지만 고민을 나눌 한국인은 줄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족이 정착 단계를 넘어 한국사회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다시 어려움에 부닥친 것으로 해석된다.
여성가족부가 26일 발표한 ‘2015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차별을 경험했다는 결혼이민자와 귀화자는 40.7%로 2012년(41.3%)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이들은 한국어 실력이 평균 3.7점(5점 만점)에서 3.8점으로 향상됐다고 느끼고 있다. 고용률은 3년 전 58.5%에서 63.9%로 증가했다. 월평균 가구소득도 300만원 미만의 비중이 10.3% 포인트 감소하는 등 호전되고 있다. 결혼이민자와 귀화자의 국내 정착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에선 과거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가·취미 생활을 같이할 상대가 없다’는 응답이 2012년 37.3%에서 지난해 38.9%로 높아졌다. ‘일자리에 관해 의논할 상대가 없다’도 22.3%에서 31.2%로 증가했다.
한국생활에서 힘든 점을 물었을 때도 ‘외로움’을 고른 경우(복수응답)가 2012년 31.4%에서 지난해 33.6%로 2.2% 포인트 증가했다. 언어 문제로 힘들다는 응답은 3년 전(36.1%)보다 2.1% 포인트 감소했다. 정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어에 능숙하게 됐고 과거보다 경제활동에 더 참여하지만 한국인과의 관계 맺기가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문화 2세(만 9∼24세) 자녀 숫자는 8만2476명으로 2012년에 비해 24%나 증가했다. 2세들의 차별 경험 역시 9.4%로 3년 전(13.8%)에 비해 4.4% 포인트 줄었다.
결혼이민자와 귀화자가 자녀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비율은 40.7%로 2012년 25.0%에 비해 크게 늘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생계 나아졌지만 외로운 다문화가족
입력 2016-04-26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