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신태용(46·사진) 감독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1%도 방심하지 않겠다”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신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선수들이 잘해 주면 런던올림픽 때만큼의 성적(동메달)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려면 수비가 강해야 한다. 올림픽 최종예선 때와는 다른 변칙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C조 조별리그에서 피지, 독일, 멕시코를 상대한다. 조별리그 첫 상대가 피지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피지는 이번 대회 참가국들 중 최대 행운아다. 호주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로 넘어간 이후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의 최강자는 뉴질랜드였다. 그런데 뉴질랜드가 지난해 7월 파푸아 뉴기니에서 열린 바누아투와의 2015 퍼시픽 게임(OFC 올림픽 예선) 준결승에서 2대 0으로 이겼지만 데클런 웨인이라는 부정 선수를 출전시킨 게 드러나 오히려 0대 3 몰수패를 당했다. 피지는 바누아투와 맞붙은 결승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대 3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무난히 피지를 꺾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독일 멕시코도 피지를 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태용호’는 2000 시드니올림픽 때 2승1패를 기록하고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모로코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했고, 한국을 포함한 3개 팀은 골득실 싸움을 벌였다. 한국은 골득실 싸움에서 밀려 좋은 성적을 내고도 탈락하고 말았다. 한국은 피지전에서 최대한 많은 골을 뽑아내야 한다.
독일은 유독 올림픽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 동메달이 최근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번 대회를 위한 유럽 예선에서 독일은 4장 중 가장 마지막 티켓을 간신히 거머쥐었다. 그러나 ‘토너먼트의 귀재’ 독일은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신 감독은 “독일에서 올림픽 대표선수들이 뛰는 것을 직접 봤는데 모두 좋은 선수들 같았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독일전은 한국의 8강행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멕시코와 만났다. 결과는 0대 0이었다. 이후 멕시코는 승승장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를 앞둔 예선에서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미국, 캐나다와 함께 자동으로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최종 예선에 올라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뒀고, 캐나다와의 4강전과 온두라스와의 결승전에서 각각 2대 0 승리를 거뒀다.
신 감독은 “피지전부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 방심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신태용 감독 “런던올림픽 버금가는 성적 내도록 준비”
입력 2016-04-26 19:27 수정 2016-04-26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