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투톱’ 연말까지 그대로 간다

입력 2016-04-25 21:58
안철수(왼쪽)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5일 창당 이후 처음 국회에서 개최하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면서 국회 본관 216호를 원내대표실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동희 기자

국민의당 지도부가 7월 말쯤으로 예정돼 있었던 전당대회를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이후 개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매년 9월 열리는 정기국회 회기가 100일 이내로 규정돼 있는 만큼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투톱’ 체제가 연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써 20대 국회 초반 ‘일하는 국회’ 만들기에 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전대 연기, 조직 미비와 현안 당력 집중이 이유=주승용 원내대표는 25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중진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정기국회 이후로 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며 “6개월간 기본체제를 튼튼히 하자고 했다. 26일 가질 당선자 워크숍에서 초선의원들 의견을 듣고 결론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당헌에는 전대를 창당 6개월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창당이 지난 2월 2일이라 8월 2일까지는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를 개최해야 한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전대 연기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당헌 손질은 불가피해졌다.

지도부와 중진들은 전대 연기의 이유로 당 조직이 미비한 점과 민생 법안 통과 등 처리할 현안이 시급한 점을 꼽았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당원도 당직자도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창당 시 내놓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원도 시·도당도 없고 중앙당도 사실상 미비하다”며 “인재영입을 해 지역위원장을 (임명)해야 (이후 선거를) 할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대가 큰 이견 없이 연기된 데에는 안 대표 측과 호남 중진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당은 ‘당권·대권 분리’를 당헌에 명문화했다. 대권을 노리는 안 대표는 전대가 개최될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전대가 연기되면 당의 전면에서 민생 법안 처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낼 경우 대권 가도에도 이득이다.

천 대표, 박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은 당권이냐 대권이냐를 놓고 숙고할 시간을 벌게 된다. 조직을 정비하며 전대를 차분히 준비할 여력도 생긴다. 당권을 놓고 계파 간 세력 다툼이 생길 가능성도 줄어든다.

◇당 대표는 ‘안·천 투톱’ 유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는 아직 당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분위기다. 안 대표 측은 ‘박지원 원내대표·김성식 정책위의장’ 합의 추대를 희망하고 있지만 박 의원은 “나는 안 한다고 했다”고 못을 박았다. 게다가 주 원내대표와 유성엽 의원 등 차기 원내대표를 원하는 중진들은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중진회의에서 원내대표 문제를 결론내지 못한 국민의당은 당선자 워크숍에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안 대표는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로키(Low key)’ 기조를 유지하며 “지금 제 머릿속에는 20대 국회를 어떻게 일하는 국회로 만들 수 있을까 그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차기 원내대표 인선 문제에 대해 “누가 어떤 자리에 있고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박 의원,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연립정부론’에 대해서도 비슷한 답변을 하며 논의 확산을 경계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