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청년, 예수님 마음으로 품어야”

입력 2016-04-25 18:44 수정 2016-04-25 21:16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창천교회에서 열린 ‘제7회 청년사역 콘퍼런스’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청지트)는 ‘부채의 덫’에 빠지기 쉬운 청년들의 경제생활을 돕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청년부채탕감 프로젝트’를 펼치는 청춘희년운동과 연대해 활동한다. 현재 청소년 및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기독 생활경제교육’ ‘내 지갑 상담’ 등 재무교육 및 상담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생명의빛광성교회 전도사이자 대학선교단체 간사 출신인 설성호 청지트 이사는 “지역교회는 청지트와 협력해 재무특강을 열거나 ‘가계부 함께 쓰기’ 운동을 펼치는 등의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성경적 재정관리법을 가르치고 부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교회는 성경의 희년정신에 근거해 청년들이 부채문제를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돼 줘야 한다”며 “청년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므로 공동체가 함께 풀어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꿈다방’은 서울 높은뜻숭의교회에서 분립한 서울 높은뜻광성교회 청년들이 세운 창업 동아리다. ‘쉐어하우스’는 이들이 주거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해 만든 보금자리다. 높은뜻광성교회는 매주 평균 청년 320명이 예배에 참석하는 ‘젊은 교회’로 건강한 청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제자훈련, 새터민 고교생 대상 전공 박람회 개최, 학자금 지원 등의 사역도 펼치고 있다.

높은뜻광성교회 청년마을 이한일 목사는 “교회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기독시민단체와 손잡고 기독교 윤리에 대한 강연을 열어 이들의 개인주의적 신앙을 극복키 위해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 “‘청꿈다방’과 ‘쉐어하우스’를 개설해 취업, 주거 등 실제적인 문제로 신음하는 청년들의 고민에 반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해당 사역이 교회 밖에서도 이뤄지도록 힘쓸 것”이라 말했다.

청어람ARMC(대표 양희송)가 2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창천교회에서 개최한 ‘제7회 청년사역 콘퍼런스’에선 이 시대 청년들의 고달픈 현실과 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역 사례들이 소개됐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청년들은 ‘헬조선’ ‘지옥불반도’ 같은 자학적 용어를 쓰면서도 정작 사회 모순을 해결하는 사회적 연대에는 관심이 적다”면서 “이들이 ‘사적 존재’에서 벗어나 ‘공적 존재’로 관념이 바뀌도록 앞으로의 청년 공동체는 공공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새내기 사이에서 열풍처럼 부는 ‘과 점퍼 현상’을 예로 들어 청년세대의 개별적 성향을 설명했다. 그는 “청년세대는 동질감을 위해 과 점퍼를 입는 문화가 있는 동시에 소속 밖은 철저히 배제하는 개별적 행태를 보인다”며 “최근 청년들 사이에 사회적경제·협동조합·마을공동체 등 공동체 논의가 활발하지만 이들이 개별성을 극복치 않으면 결국 사교적 공동체에 그치고 말 것”이라 지적했다.

전국 교회와 대학선교단체에서 청년 공동체를 이끌거나 구상 중인 참석자 100여명은 김 소장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이들은 ‘청년세대의 개별성 극복방안’과 ‘청년 공동체의 공공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강연에 적극 참여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조금득 무중력지대 대방동 센터장, 문아영 평화프로젝트 모모 대표 등 청년단체 실무자들은 ‘청년주거’ ‘청년공간’ ‘청년교육’ 분야에서의 성과를 소개했다.

양희송 대표는 “이번 자리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청년 실업·부채 등 교회 밖 청년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건강한 청년 공동체를 주도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