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현대로템… 터키서 3600억 계약 수주

입력 2016-04-25 21:17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로템이 올해 들어서만 누적 수주액 1조원을 돌파했다. 1분기에 흑자도 달성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체질개선 효과가 점차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터키 이스탄불시와 3억1600만 달러(약 3589억원) 규모의 전동차 납품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23㎞ 거리, 18개 역사 구간을 오가는 노선에 투입될 무인전동차(이미지)를 납품하는 사업이다. 2017년 상반기부터 터키 현지 공장에서 생산에 착수하고 2021년까지 총 300량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최근 터키에서 발주된 전동차 사업 가운데 손에 꼽히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중국, 유럽의 글로벌 철도차량 제작사들도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시행청인 이스탄불시로부터 앞서 납품한 차량의 품질 경쟁력과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인정받아 다른 업체들을 제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1996년 터키 시장에 진출한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까지 총 1778량의 철도차량을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월 5300억원 규모의 필리핀 마닐라 지하철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부산 1호선 전동차 납품 계약(528억원), 뉴질랜드 전동차 유지보수 사업(1870억원), 터키 전동차 프로젝트까지 올해 누적 수주액 1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 1분기 현대로템은 매출액 7241억원, 영업이익 308억원, 당기순이익 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부채비율은 229%로 지난해 말보다 22% 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929억원의 영업손실과 30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현대로템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서울 양재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에 있던 임직원들을 경기도 의왕연구소로 통합 이전시켰고,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지원들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 지난 2월에는 철도·방산·플랜트 3개 사업부별 중점추진과제를 수립하고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