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청년들에 선한 영향 ‘목요예배’ 감동은 계속된다

입력 2016-04-25 18:45 수정 2016-05-15 18:18
‘마커스’ 멤버들이 2007년 성탄절을 앞두고 공연하고 있다. 마커스는 2011년 이후 사역 방향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해오다 최근 해체를 결정했다. 마커스 제공
대표적 문화사역단체 ‘마커스’가 해체를 선언했다.

마커스미니스트리는 공식 홈페이지(markers.kr) 공표문을 통해 “4월 21일 오늘 이후로 마커스는 흩어진다. 이제는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사명에 따라 부르신 자리에서 사역을 감당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마커스는 지난 21일 목요예배 모임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마커스가 2005년부터 둘로스선교회와 연합해 매주 진행해온 ‘마커스 목요예배 모임’은 계속된다. 마커스 관계자는 “마커스 멤버 중 10명 안팎이 ‘마커스 워십’이라는 새로운 팀을 구성해 목요예배에 참여할 것”이라며 “앨범도 기존과 동일하게 나온다. 올해 하반기에 앨범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둘로스선교회는 마커스 워십팀과 함께 목요예배를 이어가기로 했다.

2003년 설립된 마커스는 예배, 앨범, 공연, 교육 등의 문화 사역을 통해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정기 예배모임에는 4000명 안팎이 모이고, 예배 동영상은 매주 5만 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마커스 예배는 대형 교회의 기반 없이, 청년들이 자유롭게 연합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2장의 앨범을 발매한 마커스는 ‘부르신 곳에서’ 등 수많은 인기곡도 남겼다.

마커스는 2011년 이후 사역의 전반적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마커스 측은 공표문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자가 되는 2기 사역을 준비했으나 2014년 김준영 디렉터가 사임하면서 유보했다. 지난해 말부터 마커스 사역에 대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나 우리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해체 결정까지 설립자의 사임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계에서는 마커스의 해체를 안타까워했다. 한 크리스천은 마커스의 공식 페이스북에 “매주 마커스 예배 영상, 매년 새 앨범을 기다려온 사람이다. 가장 큰 믿음의 동역자가 해산한다니 정말 안타깝다”는 글을 남겼다. 한 중견 문화 사역자는 “마커스는 교회 연합, 청년 사역, 문화 사역의 좋은 모델이었다. 재정비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길 진심으로 바랐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마커스 멤버 28명은 해체를 비교적 담담히 받아들이면서도 마음 아파하는 분위기다. 한 초기 멤버는 “우리는 처음 모일 때부터 각자 ‘예수의 흔적(갈 6:17)’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헤어지는 것은 마음 아프지만 이젠 각자 자리에서 예수의 흔적을 드러낼 때인 것 같다”고 했다. 한 중견 멤버는 “공표문에 나온 내용 외에 다른 말을 덧붙이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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