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핵심 수사 대상인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이 사태가 공식화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제조사 고위 관계자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2001년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될 당시 옥시 대표였던 신씨를 26일 오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당시 옥시 연구소장으로 일했던 김모씨와 선임 연구원 최모씨도 불렀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초기 개발자, 제작자, 대표 등 3인이 동시에 신문을 받는 셈이다. 검찰은 “이들 3명은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한 핵심 라인으로 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유해성 의혹이 제기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을 넣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판매한 경위를 조사한다. 또 제품 개발 전 안전 검사를 통해 PHMG의 인체 유해성을 사전에 파악했는지 여부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관련 참고인 조사에 집중해 왔다. 지난 19일 옥시 인사담당 임원을 첫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1일 이 회사 전 민원담당 직원 2명, 22일에는 마케팅 담당 전·현직 직원 3명을 조사했다. 25일에는 또 다른 마케팅 담당 직원 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있었다. 검찰이 참고인 조사를 마무리 짓고 가습기 살균제 부문 핵심 인사들을 피의자로 부른 것은 이들을 기소해 법정에 세울 만큼 수사가 진전됐다는 판단에서다. 일부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다만 이번 사태의 주요 가해업체로 지목된 옥시 등 제조업체 측에 살인죄를 적용하기는 현재로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중요 기준은 ‘고의성’인데, 이들 업체가 살인을 목적으로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했다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검사 2∼3명을 추가 투입해 수사팀을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노용택 황인호 기자 nyt@kmib.co.kr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책임 신현우 옥시 前대표 26일 소환
입력 2016-04-25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