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등포 시라소니야. 내 나와바리에 오지 마.” 서울 영등포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51)씨는 스스로를 ‘영등포 시라소니’라고 소개했다. 시라소니는 일제시대에 활동한 평안북도 출신 싸움꾼 이성순의 별명이다. ‘시라소니’를 자처한 김씨는 다른 노숙인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후 11시20분쯤 서울 영등포역 3층 대합실에서 술에 취한 채 노숙인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내가 건달 출신이야. 영등포에 오지 마라”며 주먹과 발로 노숙인 서모(52)씨의 얼굴과 다리 등을 수차례 폭행했다. 다음날에도 김씨의 폭행이 이어졌다. 김씨는 18일 오후 1시쯤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의 한 슈퍼 앞에서 “영등포는 내 나와바리”라며 다른 지역에서 온 노숙인 조모(54)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둔기로 조씨의 머리를 내려쳤다. 김씨는 폭력 전과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지난해 12월부터 영등포역 일대에서 노숙인들을 괴롭히며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씨를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나 영등포 시라소니야” 노숙자 상습폭행 50代 구속
입력 2016-04-25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