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명불허전’-헥터·로사리오 ‘함량 미달’… 프로야구 10개구단 용병 초반 분석

입력 2016-04-25 20:44

연봉이 높은 외국인 선수는 팀 성적의 보증수표로 알려져 있다. 실력 면에서 한국 선수를 압도하는 만큼 ‘돈값’을 해왔다. 그런데 올 시즌은 다르다.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하며 사령탑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연봉 100만 달러(11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총 6명이다. 이 중 한화 이글스 소속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낙제점이다. 국내외 선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인 190만 달러를 받는 ‘괴물투수’ 로저스는 올 시즌 경기에 전혀 나서지 못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중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일각에선 팀내 불화로 태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로사리오도 13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었던 ‘현역 빅리거’ 출신인 만큼 한국에서 홈런포와 타점을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로사리오는 19경기에 나와 타율 0.292를 기록 중이다. 홈런이 1개, 타점은 5개에 불과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지난해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거두며 추락하는 팀을 홀로 떠받쳤다. 프로야구 투수 중 가장 많은 210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 팀 공헌도가 아주 컸다. 하지만 혹사 탓인지 올 시즌 직구 구속이 떨어지고 변화구가 밋밋해졌다. 지난 24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4이닝 동안 9실점(8자책)으로 한국 무대 데뷔 후 최다 실점과 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1승3패다. 평균자책점은 7.43까지 치솟은 상태다.

KIA의 헥터 노에시도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07경기에 출장해 12승31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10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6.89를 찍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4⅓이닝 동안 8실점(7자책)으로 난타 당했다. 2승1패, 평균자책점 5.79다. 피안타율은 무려 0.350이나 된다.

NC 다이노스 강타자 에릭 테임즈는 작년의 압도적인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테임즈는 지난해 사상 첫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는 이정표를 남겼다. 그런데 올 시즌 주춤하다. 첫 9경기에서 타율이 단 0.200에 그쳤다. 우승후보였던 팀은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방망이가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덧 타율은 0.300이 됐고 홈런도 3개를 날렸다.

반면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명불허전’을 자랑하고 있다. 4경기에 나와 4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47로 아주 좋다. 덕분에 두산은 선두를 질주 중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