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미세먼지가 극심하겠다는 예보와 달리 24일 서울 하늘은 높고 파랬다. 봄볕은 따사로웠다. 대부분 시민은 마스크 없이 나들이에 나섰다. 반면 미세먼지 예보를 믿은 시민들은 짧은 봄날을 집에서 보내야 했다. 장모(38·여)씨는 “아이와 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는데 기상청과 한국환경공단 홈페이지를 보니 대기 질이 ‘보통’ 수준까지 떨어져 있었다”며 “좋아질 줄 알았다면 산책하러 나갔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창밖 좀 보고 예보해라” 등의 질타도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오전 11시 미세먼지 전망을 통해 “황사의 영향으로 전 권역이 ‘매우 나쁨’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등급은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나뉜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1시까지 ‘나쁨’이었다가 오후 2시부터 ‘보통’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은 오후 5시에도 “전 권역이 ‘매우 나쁨’부터 ‘나쁨’까지로 예상된다”는 미세먼지 예보를 발표했다. 매시간 발표되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측정값은 ‘보통’으로 낮아졌지만 예보의 기준이 되는 하루 평균값은 여전히 ‘나쁨’이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예보는 오전에 두 번(5시, 11시), 오후에 두 번(5시, 11시) 발표된다. 일반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미세먼지 농도는 1시간 평균값에 가까운 데 비해 예보는 하루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는 데서 오는 차이였다. 실생활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예보 탓에 시민들만 혼란을 겪은 셈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실시간 정보와 예보에서 오는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하늘 파란데 미세먼지 ‘매우 나쁨’ 왜
입력 2016-04-24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