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오는 5월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관련, “북한에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정권 유지를 위해 무리하게 당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과연 북한 정권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대북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홍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북한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핵을 개발하는 비용이 혜택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게 해야 북한의 계산법이 바뀌고 태도 변화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에 대해선 “그런 것을 얘기할 시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홍 장관은 “물론 대화를 않겠다는 것은 아니며 제재 자체가 목적도 아니다”라면서도 “목표는 평화통일이고 이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걸 위해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했다.
개성공단 폐쇄를 두고는 “개성공단을 닫은 건 마지막 과실을 먹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마지막 과실을 남겼다 씨를 심어 다시 새싹을 나게 해야 하는데 그걸 먹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라면서 “저는 (개성공단 폐쇄가) 마지막 과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이런 상황들이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70호 및 각국의 대북 독자제재 효과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태도 변화는 최소 3개월은 지나야 하며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한 데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주장은 과거부터 해온 것”이라며 “국제 제재 하의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문답 형식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지와 핵실험 중지 교환’ 제안을 무효화한다고 밝혔었다. 중국 측의 ‘비핵화·평화협정 병행론’을 비난하면서 나온 언급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외무상이 보름 만에 북한의 공식 입장을 번복한 모양새가 됐다.
조성은 홍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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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노동당 대회, 독이 될 수도 있다”… 통일부 장관이 밝힌 北 상황과 대북 정책
입력 2016-04-24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