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교사들이 구마모토 지진 현장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 선교사는 한국교회에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후쿠오카비전교회 김주영 선교사는 24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인 선교사들이 서로 연락하며 필요한 물자가 무엇인지 확인한 후 전달하고 있다”며 “식수와 컵라면, 화장지 등 생필품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구마모토는 현재 3∼5도 정도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집 대신 인근 초·중학교 시설에 피난 중이다.
지진 구호활동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소속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 선교사와 배동렬(히카리노모리성서교회) 선교사 등이 필요한 구호물품을 히카리노모리성서교회를 모아놓고 피해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현지에서는 식수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해 구호품 중에는 물통이 많다. 이 외에 화장지와 라면, 과자, 과일 등도 지속 지원하고 있다.
김 선교사에 따르면 구마모토는 22일부터 외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시작됐다. 이전에는 여진 위험으로 봉사자 출입이 일절 허락되지 않았다. 지금은 일본인 자원 봉사자들이 개인·단체별로 도착하고 있다.
규슈 지역 교회들도 ‘규슈그리스도재난센터’를 조직해 활동 중이다. 센터에는 한인교회를 포함해 일본 교회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일본인 교회인 하카타그리스도교회와 아브라야마샬롬교회를 중심으로 구호물자를 모아, 지진 피해가 심한 구마모토의 하베스트교회로 전달한 뒤 지역 교회와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구마모토 시에는 70여개 교회가 있고 마시키마치의 2개 교회를 포함해 다수의 교회가 물리적 피해를 입었다. 구마모토 교회에서는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기도제목 요청이 많다고 김 선교사는 전했다.
김 선교사는 “지진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피해 당사자들은 1년 이상 고통을 받는다”며 “한일관계의 미묘한 기류와 상관없이 그리스도인은 사랑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사들은 한국교회가 일본의 지진 피해자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호소했다. 지진이 하루 빨리 멈추고 지진 피해자들의 영육 간 안정을 위해, 구마모토 땅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예장고신 세계선교회는 현장 구호활동 방안도 논의 중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한국 선교사들, 日 지진 구호 위해 팔걷었다
입력 2016-04-24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