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또 구조조정… 인력 절반 감축 나서

입력 2016-04-24 22:10
지난해 말 새로운 주인을 찾은 휴대전화 제조업체 팬택이 또다시 인력 절반을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수익 없이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 비용이 나가면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진 탓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 22일 오후 사내 게시판에 5월 말까지 현재 임직원(약 500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게재했다. 팬택은 인수·합병을 앞둔 지난해 9월에도 직원 약 900명 가운데 400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했었다.

1991년 설립된 팬택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한때 LG전자를 누르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두 차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지난해 5월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하며 파산 직전에 몰렸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에 극적으로 인수돼 ‘뉴팬택’으로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매출 없이 막대한 고정비만 투입되면서 자금 상황이 나빠졌다. 팬택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2014년 8월부터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1년 넘게 수익이 없어 인건비 부담 등이 더 커졌다. 마땅한 투자자 찾기에도 실패하자 결국 인력 감축이라는 카드를 쓰게 된 셈이다. 팬택 관계자는 “협상 중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정비를 일단 줄여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아쉽지만 경쟁력 있는 부분에 우선 집중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퇴직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우선채용 기회도 제공키로 했다.

팬택은 이르면 6월 국내에서 선보일 새 스마트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감원에도 제품 출시 및 제작 관련 부서원 200여명은 회사에 남기기로 했다. 개발 중인 스마트폰은 30만∼50만원대 보급형 제품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2014년 11월 선보인 스마트폰 ‘베가 팝업노트’를 끝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물론 어려움은 있겠지만 출시가 늦춰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