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무비도 포화상태, 차별화되고 깊이 있는 작품 필요”…‘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간담회

입력 2016-04-24 20:42
마블 히어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주연배우 크리스 에번스(왼쪽)와 팔콘 역을 맡은 안소니 마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강철 무적 ‘아이언맨’과 최강 파워 ‘캡틴 아메리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들은 왜 한판 붙는 걸까. 할리우드 마블히어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던지는 질문은 ‘배트맨 대 슈퍼맨’과 비슷하다. 지난 22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제작진과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런 궁금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영화는 슈퍼히어로들의 활동으로 초래되는 뜻하지 않은 피해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도입되는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둘러싸고 아이언맨 팀과 캡틴 아메리카 팀이 대립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시아 홍보투어에는 조 루소 감독과 등록제 반대파인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번스, 윈터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가 참석했다. 찬성파인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팀은 유럽 홍보투어에 나섰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한 에번스는 “한국영화에 대한 특별한 사랑과 애착이 있다. 한국 영화산업은 매우 선진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극중 군인 출신으로 투철한 애국심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가 반기를 드는 것에 대해서 그는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화에서는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반대하는 역할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힘이 남용될 우려가 있어서 등록제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루소 감독은 “히어로 무비도 이제 포화상태”라며 “새로운 스토리텔링과 유머감각 그리고 액션을 균형 있게 연출해 이전과 차별화되면서도 한층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고 친구끼리의 싸움인데 어느 팀이 이기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마키는 한국어를 섞어가며 특유의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두 팀 가운데 누가 이기느냐고요? 당연히 우리 팀이 이기죠. 제 근육을 보세요. 에번스는 티셔츠가 찢어질 정도예요. 그러나 아이언맨 팀은 슈트에만 의지하고 근육도 없어요. 나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낮잠도 좀 자고 와야 돼요.”

화려한 액션과 유머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전 세계 최초로 27일 한국에서 개봉된다.

싱가포르=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