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비만’도 방치 NO… 만성질환 부른다

입력 2016-04-25 17:54

뚱뚱하지만 혈당, 혈압 등이 정상인 이른바 ‘건강한 비만’도 오랜 시간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 만성콩팥병이나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을 피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건강한 비만’을 관리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팀은 2007∼2013년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4만여명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 그룹과 ‘건강하고 비만이 아닌’ 그룹으로 나눠 35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인 경우로 분류했다. 대사 건강은 혈압이나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등으로 판단했다.

조사결과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 그룹은 건강하고 비만이 아닌 그룹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1.5배 높게 나왔다. 만성콩팥병, 2형 당뇨병, 심장혈관(관상동맥)협착 위험은 각각 1.4배, 1.6배, 1.9배 높았다.

그동안 비만이더라도 혈압 등 각종 대사 지표에 문제가 없으면 만성질환 발생이나 사망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과 같아 체중 감량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전체 비만 환자의 20∼30%를 ‘건강한 비만’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는 25일 “이번 연구결과로 건강한 비만이 대사적으로 건강할진 몰라도 비만 자체가 갖는 위험도는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한 비만을 정의하기 위한 좀 더 명확하고 세계적으로 통일된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내분비대사’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