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은 작가, 광고모델 인물화에 러브콜 받는 이유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여성미 보여주고 싶어요”

입력 2016-04-24 22:14
인물화가 조장은씨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한국의 현대여성을 그린 ‘쥬인공’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엘러간 제공

이화여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조장은(33) 작가는 자화상이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그린다. 첫 개인전 ‘색시한 그림일기’(2007) 이후 ‘골 때리는 스물다섯’(2008) ‘엄마라서 예쁘지’(2011) ‘여자, 서른-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2012) 등 톡톡 튀는 제목의 전시로 화제를 모았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평을 듣는다.

그가 최근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인 한국엘러간의 필러 제품 ‘쥬비덤’과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현대 여성들의 미적 기준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쥬인공’(쥬비덤+주인공)이라는 새로운 인물상을 그려냈다. 미용 관련 제품의 모델을 연예인 대신 인물화로 삼은 게 파격적이다. 산사춘과 스타벅스 광고, 루이비통 초상화 작업에 이어 SBS ‘짝’ 프로그램 타이틀을 제작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갤러리 더스페이스에서 지난 18일 작가를 만났다. 인물화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표정에 담긴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엘러간이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왜 아름다워지길 원하느냐?’고 질문했더니 가장 많은 응답자가 ‘당당해지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순간’에 대한 질문에는 ‘나의 결혼식 혹은 자녀의 결혼식’(80%)이 가장 많았고, ‘승진’(72%) ‘기념일 또는 생일’(70%) ‘자녀의 졸업식’(52%·이상 중복답변) 순이었다. 이번 작품 ‘쥬인공’은 이 자료를 반영해 그렸다.

“‘쥬인공’이 전지현이나 김태희와 같은 유명 연예인처럼 화려하게 예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인물을 보면 매력 있고 당당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 그림을 통해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천편일률적인 기준의 아름다움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작가는 한지에 분채가루를 붓질하는 전통 채색 기법으로 작업한다. 그래서 인물이 전통적이고 한국적이다. 그는 자신이 그린 ‘쥬인공’이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와 서로 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신윤복의 ‘미인도’는 그 당시의 미인상과 유행하던 복장을 반영하고 있어요. 이 작품이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여성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기 때문이죠. ‘쥬인공’ 역시 현재의 가장 일반적인 ‘미인도’라고 생각해요.”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