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말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25일을 앞두고 5차 핵실험이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재발사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2∼3주 전부터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말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네 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됐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최근 차량과 인력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09년부터 2∼4차 핵실험이 연속 실시됐던 북쪽 갱도 입구에서 움직임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14일에는 트레일러 2대와 차량이 발견됐고, 19일에는 트레일러 1대와 차량이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서쪽 갱도에서는 굴착공사가 재개된 것도 확인됐다.
북한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역에 대해 주민과 차량 이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4차 핵실험 당시에도 이 일대를 통제한 바 있다.
군은 북한이 4차 핵실험 당시 핵물질을 운반하고 계측장비를 투입한 뒤 갱도 되메우기와 주변 장비 철수 뒤에 핵실험을 실시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도 통상적인 절차를 따르지 않고 기습적으로 실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다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소형화된 핵탄두(북한 주장)를 지하에서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하 핵실험 시설에서 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를 폭파할 가능성과 핵탄두에서 핵물질을 제거하고 기폭(起爆)장치를 터뜨리는 실험을 할 가능성 등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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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르면 오늘 핵실험 가능성
입력 2016-04-23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