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빠져나간 KLPGA, 상향 평준화… 7명이 공동선두 대혼전

입력 2016-04-22 21:16
김혜윤이 22일 경남 김해 가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라운드 11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강자들이 대거 미국무대로 빠져나간 때문일까. 올 시즌 벌써 2승을 거둔 박성현(23·넵스)을 제외하곤 이렇다 할 강호가 없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첫날 무려 7명이 공동 선두에 오르는 일대 혼전이 벌어졌다.

22일 경남 김해 가야골프장(파72·68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나란히 통산 5승을 올린 베테랑 (27·비씨카드), 이정은(28·교촌F&B)을 비롯해 7명이 3언더파 69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첫날이긴 하지만 7명이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타차 2위 그룹에는 8명이 포진했고, 2타차 공동 16위 11명을 포함하면 모두 26명이 우승을 다투는 형국이다. 모두들 국내외에서 착실한 동계훈련을 쌓아 실력이 상향평준화 된데다 우승을 독차지 하던 강자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한 영향도 컸다.

대회 코스인 가야골프장은 KLPGA 투어가 열리는 국내 코스 중 가장 길다. 이 대회를 앞두고 장타자들이 절대 유리하리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반드시 그렇지도 않았다.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 47위(242.75야드)에 불과한 김혜윤은 “아무리 긴 코스라도 실수만 없다면 얼마든지 우승 기회가 온다”며 버디 4개에 보기는 1개에 그쳤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출신들도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결(20·NH투자증권)과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이소영(19·롯데)은 공동 선두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박지연(21·삼천리)도 공동 선두에 포진했다.

하지만 비거리 280야드의 장타를 자랑하는 박성현은 강력한 시즌 3승 후보였지만 아이언샷 난조로 무너졌다. 박성현은 버디 2개를 보기 2개와 맞바꿔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공동 27위로 밀렸다.

박성현은 “올 들어 쇼트 아이언이 가장 안 맞는 날이었다”면서 “하지만 이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티샷 거리가 많이 나가는 게 확실히 유리하므로 남은 라운드에서 추격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