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지난달 이후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실물경제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조금 좋아졌고 일부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요동쳤던 환율·금리·주가가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1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안심리가 진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꾸준한 경기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다”며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듯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그룹과 KB국민금융그룹, 우리은행도 당기순이익이 호전되고 순이자 마진이 2년 만에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이 관건이다. 이 총재는 “(기업 부실로)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경영 여건이 좀 더 어려워질 수 있겠지만 국내 은행들의 손실 흡수력이 양호한 상태이므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건전한 기업의 돈줄까지 막히는 신용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이 총재는 당부했다. 그는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 은행들이 옥석을 잘 가려 우량한 기업들까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며 “한국은행도 금융불안 시에는 여러 정책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해소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이주열 “구조조정으로 금융 불안땐 적극 대응”
입력 2016-04-22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