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시진핑 개인숭배에 브레이크

입력 2016-04-22 20:4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으로 도배된 상하이의 한 건물 가림막. 명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를 찬양하는 ‘시다다는 펑마마를 사랑해’라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시다다는 시 주석을, 펑마마는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을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 바이두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국가주석 개인숭배 풍조에 제동을 걸었다. 안팎의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22일 중국 공산당이 각 지방에 잇따라 문건을 하달해 ‘시 핵심(核心)’ ‘시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라는 호칭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 명의의 문건은 “‘시진핑 동지를 총서기로 하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마음대로 보태거나 바꿔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핵심’이라는 말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집단지도체제인 중국에서 ‘핵심’은 ‘유일한 최고 지도자’를 의미한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전 주석까지 사용되다 후진타오 전 주석부터 사라졌다. 하지만 올 초 지방 지도자 사이에서 ‘시 핵심’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시 주석을 칭송하는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요’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졌다.

명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부터 시 주석 개인숭배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같은 관영 매체는 시다다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 ‘시집가려면 시다다 같은 사람에게 가세요’란 제목의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하자 공산당 선전부는 최근 각 매체에 보도자제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선전 강화를 주문한 것은 시 주석이 강조한 ‘삼엄삼실(三嚴三實)’이다. 수신(修身), 권한사용, 자기 규율에서 엄격하고 일을 도모하고 창업하고 행동하는 데 진실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시 주석이 2014년 12차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회의에서 언급한 것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