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꽃피는 봄엔 산과 들로 나들이

입력 2016-04-22 20:14

지금 문 밖을 나서면 산과 들에 꽃 잔치가 한창이고, 아기 손 같은 연둣빛 이파리들이 나뭇가지마다에 조롱조롱 달려 있습니다. 이맘때면 여기저기 봄을 감상(鑑賞)하러 나온 사람들을 볼 수 있지요. 봄나들이 나온 것인데, 상춘객(賞春客)이라고도 합니다. 賞春은 ‘봄 구경을 하다’라는 뜻입니다.

‘나들이(하다)’는 ‘집을 떠나 가까운 곳에 잠시 다녀오다’라는 말입니다. ‘친정 나들이’, ‘공원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 등처럼 말하지요.

나들이는 ‘밖으로 나오거나 나가다’라는 뜻의 ‘나다’와 ‘밖에서 안을 향해 가거나 오거나 하다’라는 의미의 ‘들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나들이는 ‘출입(出入)’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나가고 들어오다’라는 뜻으로, ‘항구에 낚싯배들의 나들이가 잦았다’처럼 말합니다.

고속도로 등에 인터체인지(IC)가 있지요. 지금은 ‘나들목’이란 말이 많이 쓰입니다. ‘나고 드는 길목’이라는 뜻인데, 정감 있는 말입니다.

나들이라는 말에 소풍(逍風)이 연상되지 않나요. 소풍은 학교에서 자연 관찰이나 유적 등의 견학을 겸해 야외에 갔다가 오는 것뿐 아니라 휴식을 위해 야외에 나가서 쉬다 오는 것도 이르는 말입니다. 원족(遠足)이라고도 하지요. 날 잡아 가까운 꽃동산으로 소풍 한번 다녀오세요.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