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통하여 국가의 품격은 문화에서 꽃을 피운다. 선진국을 논할 때 국력이 크고 작음이 아니라 문화적 요소에 기준한 일자리와 양질의 생활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문화예술을 위한 새로운 아이콘들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팝아트 팝송 등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기 위하여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전 국토에 많은 유적지들이 있는 명실상부한 문화유산의 중심지로 지구촌 최대 관광 국가이며 프랑스는 패션, 향수, 영화를 통한 예술산업의 선두주자로 문화 상업화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의한 21세기 실크로드 정책으로 G2의 위상을 위하여 매진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미국 영국 선진국의 팝송, 팝아트, 미드에 버금가는 K팝, K드라마, 패션·뷰티의 신한류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선왕릉의 인문·고고학적 콘텐츠를 보유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한 문화융성을 국가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안들과 더불어 현실은 새로운 국가정책의 경제적 화두로 문화융성은 혼동되기도 한다.
일자리 창출과 차세대 동력 산업을 위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인천 등에 생겼으며,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옛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화창조벤처단지를 개설했다. 왜 이러한 것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설립되어 있을까? 문화금융의 중심이 서울이어서 그럴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인 판교의 창조경제밸리가 IQ(지능지수) 130 이상의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문화창조융합벨트는 EQ(감성지수) 130 이상인 열정의 젊은이들이 모일 것이다.
우리의 IT 선진화와 한류는 한계에 다다랐다. 이의 타개를 위해서는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신문화융성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의 아이콘은 IQ와 EQ만이 아니라 ICT 융복합 시스템(Infomation Culture Technology Convergence System)에 의한 신문화 콘텐츠가 제시되어야 한다.
문화 융복합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서울의 문화창조융합벨트와 판교의 창조경제밸리가 있듯 새로운 지역에 문화창조융복합단지가 형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의 균형적 발전과 지역 배분을 전제로 콘텐츠를 보유한 지역이어야 한다. 한강 이남에 판교가 있다면 한강 이북에는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기 동북부 지역이 있다. 이곳에는 역사유적인 동구릉, 경제성장 상징인 한강, 고구려의 아차산이 소재한 구리를 논할 수 있겠다. 서울·판교·구리의 트라이앵글 지역의 균형 발전을 이룩한다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세계적 문화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구리는 그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베드타운으로 공동화되어 수도권 타 도시와 비교되지 않는 배드 타운(Bad Town)이 되었다. 그러나 서울과 인접하여 우수한 인력 수급이 원활하고 교통·물류 인프라의 잠재성이 우수하며 인문학적 문화 콘텐츠와 청정 환경을 보유한 구리에서 미래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꽃피울 문화창조융합타운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타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파괴와 건설이 아닌 도시 재생을 통한 문화융복합타운이 구리에서 탄생되길 기대해본다.
박선우 ㈔한국지역산업문화협회 회장
[기고-박선우] 문화융복합타운과 일자리
입력 2016-04-22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