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연비조작 ‘제2 폭스바겐’ 조짐

입력 2016-04-21 21:03
일본 미쓰비시에서 터진 연비조작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독일 폭스바겐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에 이어 일본 업체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지배하던 양국이 연달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이카와 데쓰로 미쓰비시 사장은 20일 국토교통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코차’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경차 4종에서 연비 시험 과정 조작을 공식 사과했다. 미쓰비시는 해외에 수출한 차량도 조사키로 했다. 국토교통성은 미쓰비시 기술센터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이번 조작 사건은 경차개발 협력업체 닛산이 미쓰비시의 연비 데이터가 자신들의 것과 약 7% 차이 난다고 지적하면서 비롯됐다. 결국 지난해 12월 시작된 합동조사 결과 미쓰비시의 성능실험부에서 기본 조건으로 설정하는 주행저항값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성능실험부는 연비나 배기가스 관련 자동차의 성능을 확인하는 부서다.

문제가 된 차종은 2013년 6월부터 판매된 ‘eK 왜건’ ‘eK 스페이스’와 닛산 공급용으로 생산한 ‘데이즈’ ‘데이즈 룩스’로 총 62만5000대다. 모두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은 차종이다. 지난달 말까지 15만7000대가 팔렸으며 닛산 공급용으로 46만8000대가 생산됐다.

미쓰비시 주가는 조작 사실이 발표된 20일 15.16% 추락한 데 이어 다음날인 21일 20.46% 더 떨어졌다.

지난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폭스바겐은 미국 정부와 보상안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폭스바겐이 조작된 디젤차량 60만대 중 일부를 환불하고 배상금으로 총 10억 달러(약 1조1329억원)를 차주에게 지급키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