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수용 외무상 방미 때맞춰… 북·미 관계개선 이란이 메신저 역할?

입력 2016-04-21 21:44 수정 2016-04-22 00:22
북한 이수용 외무상(붉은 원 안)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2일(현지시간)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YTN 캡처

이란이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을 위한 메신저 역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이수용 북한 외무상이 미국 뉴욕에서 유엔을 방문하는 기간 중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전문가도 북·미 접촉 가능성을 전망해 양쪽이 화해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북한과 미국 측을 연쇄적으로 만나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을 방문 중인 자리프 장관은 19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만나 핵 합의 이행을 점검하고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케리 장관이 자리프 장관에게 북한에 대해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리프 장관은 이 외무상과도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도 유엔에서 만났다.

미 국무부는 이 외무상이 뉴욕에 머무는 동안 케리 장관과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케리 장관이 이 외무상을 만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며 “대화와 만남을 위해서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실질적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 니러슝 상하이정법대 교수를 인용해 “북·미 간 비밀리에 물밑접촉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이 외무상이 미국 관계자들을 만나 일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무상은 오후 2시30분쯤 에미리트항공 201편으로 뉴욕에 도착했다. 이 외무상은 22일 유엔에서 열리는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 참석한다. 21일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 고위급회의에도 참석해 발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