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투자·유커 유치 혈전… 중국 문턱 닳는다

입력 2016-04-21 18:44
광주광역시 이상배 전략산업본부장 등 방문단이 21일 중국 양저우 구룡자동차 본사에서 생산설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중국으로, 중국으로!’

중국 자본과 유커를 유치하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G2로 급성장한 중국을 향한 구애다. 거대 자본유치를 통해 경제발전을 꾀하고 씀씀이가 큰 유커들을 불러 모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다수 자치단체장들은 너도나도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타 비즈니스 행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들어 활약이 두드러진 곳은 ‘빛고을’ 광주광역시다. 낙후된 경제여건 개선을 위해 외자유치에 눈을 돌린 광주시는 민선6기 핵심과제인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에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첫 단추를 뀄다. 지난달 16일 광주시 비즈니스룸에서 구룡차 어우양광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생산공장 투자협약을 맺은 것이다. 구룡차는 오는 2020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완성차·부품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22일 경제단체 대표 등과 함께 구룡차를 방문한다. 2014년 7월 취임 이후 5번째 중국방문이다. 이에 앞서 윤 시장은 18일부터 상하이와 산시성 창즈, 허난성 뤄양에서 의료기기 수출과 관광교류 협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지자체들은 자본유치와 더불어 중국 관광객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 동안 중국 상해를 방문한다. 통상·인문·문화관광 증진을 위한 중국과의 교류협력이 방문 목적이다. 김 지사는 24일 상해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함께 ‘2016 대구·경북 방문의 해’ 붐업 행사에 참가해 중국 관광객들의 대구·경북 방문을 유도한다. 또 경산시·대구한의대 등과 공동으로 중국 신생활그룹과 화장품 수출사업인 ‘K-뷰티’ 관련 업무협약도 체결한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해 5박6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그 결과 최근 월미도 ‘치맥파티’로 대박을 터뜨렸다. 시는 2020년까지 영종도 지역에 대규모 복합리조트 3곳을 집단 조성해 명실상부한 ‘유커 천국’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해 중국을 방문해 중맥건강산업그룹 임직원 8000여명의 ‘포상 관광객’ 방문을 성사시켰다. 이들은 다음 달 5∼13일 한국을 방문해 서울 관광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도 지자체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6월 중국 등 외국기업의 투자 활성화와 소통강화를 위해 21개 부처에 ‘외국인투자전담관’을 배치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친해지기 지원센터 최유미(호남대 공자아카데미) 팀장은 “유커라는 말이 생소하던 10여년 전까지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찾는 도시는 고작 서울과 제주, 경주에 불과했다”며 “자치단체장들이 중국 자본과 유커 유치를 두고 경쟁하면서 중국과 한국의 경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저우=글·사진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